급하게 다녀온 석모도(1)

예전부터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출장가는 길에 다녀오자고 마음먹었다. 업무를 마치고 인터넷으로 찾은 정보를 바탕으로 신촌역으로 냅다 달려갔다.

 

 신촌역에서 7번출구로 나와 길을 건너지 말고 그냥 우측 하방향으로 계속가면 피출소 지구대가 나오고 그 다음이 강화운수가 있는 터미널이다. 시내버스 정류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이 빗나갔다. 서울 한복판에 있지만 꼭 시골 작은 마을의 버스정류장 같았다.

여기서 강화도행 버스에 몸을 싣고는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시간은 오후 4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처음가보는 강화도라 무엇인가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들이대고 사진찍기가 민망해서 그냥 카메라 보는척 하면서 여러장중에 한장을 만들어낼 수가 있었다.

 

 강화도 터미널

- 여기까지 오면서 피곤하여 졸기도 하였는데 기억나는 것은 양화대교를 지나고 김포공항 옆을 지나고, 강화대교를 건너 것 뿐인것 같다. 그리고 해병대부대가 많은 것 같았다.

강화터미널에 도착하니 흐리고 부슬부슬 비가내리고 있었다. 생각외에 터미널이 작고 시골분위기가 풍겨 나에겐 더욱 정감이 갔다.

막상 여기까지 도착하고나니 갈등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냥 집으로 갈까?

대합실에서 고민하다 관광안내소의 도움으로 석모도로 들어가기로 결정했고, 또다시 버스를 타고 외포리 선착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10여분만에 도착한 외포리 버스정류장은 도심지에서는 느끼지 못할 또다른 세계로 다가왔다.

내가 어릴적, 청소년기에 늘상 이용하던 고향의 버스정류장..

도시로 나와 살면서 이런 모습은 이렇게 여행해야만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안내표지를 따라 외포리 선착장에 도착하고 나니 바람은 더 심하게 몰아치고 춥기도 하였다.

어두운 시간이라 주변의 섬도 안보이고 그저 산착장과 바다뿐이다.

삼보7호 무조건 몸을 싣고 석모도로 들어 갔다.

 (승선시간 6:30pm, 운임 : 2000원, 운항시간 : 10분)

오후 6시40분에 석포리 선착장에 도착하니 버스가 끊겼다. 다른 여행객들은 차를 갖고 오거나 숙박집에서 데리러 오고 있었는데 나는 마냥 들어온터라 이동할 길이 막막했다. 멀리 보이는 불빛보고 걸어가보려고 하다가 근처에 있는 가게로 가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여행왔는데 민박집과 갈수 있는 방법이 있는 물어봤다. 불빛보이는 곳까지는 8Km라고 한다. 다행히 가게(선착장 근처 큰 천막집에서 첫번째 젖갈집) 주인이 팬션을 운영하고 있어서 주인아저씨가 오면 같이 가자고 했다. 그분들의 차로 팬션까지 이동하는데 한참을 갔는데 상당히 먼 길이라 는 생각이 들었고 아주 깊숙히 들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지도를 보니 석모도의 민머리해변인것을 알았다.

 

 내가 묵었던 숙소인데 저너머에 해변이 있고, 아침에 창문을 열면 해변이 한 눈에 들어와 시원함을 느낄수가 있었다.

 

 

 숙소에서 바라본 민버리 해변 고즈넉한 집 한채

석모도에서 하나밖에 없는 민머루 해수욕장의 길이는 70m이며 썰물 때면 갯벌이 드러나 각종 어패류 채취도 할수 있어 자연현장학습장으로 적격이며 해변 뒤쪽으로 솔밭이 이루어져 있다.
석모도에서 2시간마다 해수욕장행 버스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뒤로 보이는 곳이 숙소가 있는 민머루해변 쪽이다. 아침에 숙소에서 버스타는 곳까지 10여분 걸어나왔는데 8시 30분 , 버스는 9시40분에 이곳 마을회관으로 들어온다고 한다. 버스정류장에 근처에 있는 경복상회에 물어보니 지금버스를 타려면 삼거리(매음리)까지 걸어가야되는데 2km정도의 길이라고 했다.

한참을 생각하다가 걸아다가기로 하고 마을을 다 벗어날쯤에 뒤돌아 서서 사진을 담아왔다.

 

 내가 걸어나온 길 한쪽은 염전이었고(버스회사 직원이 알려주었다. 정확한 버스시간을 알기위해 버스회사에 전화했고 전호번호는 마을회관 버스정류장에 표시되어 있었다.)

 

 한쪽은 논밭이었다. 모습은 정겨웠으나 2km를 걸어나오면서 바람이 너무나 세차게 몰아쳐서 추위를 느낄정도였다. 아마도 섬이라 바닷바람이 무서운 것 같았다.

 

 

 삼거리 모습, 왼쪽이 내가 나온길이고 앞길이 내가 가야할 보문사 가는길이다.

 

 버스정류장은 어김없는 시골이다.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왔다가 남긴 추억들을 만날수가 있었는데,

 

 그들의 흔적은 고스란히 정류장 벽면에 남아 있었다.

 

 그들의 사랑이 아름답게 이루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삼거리 버스정류장에서 9시15분에 버스승차하여 10여분만에 보문사에 도착하였다.

보문사 - 대한불교조계종 사찰. 신라 선덕여왕 635년에 회정(懷正)대사가 금강산에서 수행하다가 이곳에 와서 절을 창건하고 관세음보살의 성적(聖蹟)에 의하여 산 이름을 낙가산, 절 이름을 보문사라고 하였다.

낙가는 관세음보살이 상주한다는 산이름이고, 보문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수없이 몸을 나투시는 관세음보살의 원력이 광대무변함을 상징하는 것이다.

 

 400년이 된 은행나무, 둘레가 3m인데,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때이면 너무도 보기 좋을것 같았다.

 

 보문사 석실 - 나한을 모신 나한전으로 사용되는 석굴사원이다.

넓이가 97평인 이 석실은 천연동굴을 이용하여 입구에 홍예문을 만들고, 동굴안에 23개소의 감실을 마련하여 석가모니불을 비롯한 미륵.제화갈라보살과 나한상들을 안치하였다.

 

 이 석불들은 신라 선덕여왕때 한 어부가 고기를 잡다가 그물에 걸려 올려진 것들이라 하는데, 현몽대로 안치했더니 큰부자가 되었다는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산위에 보이는 마애관음보살상

 

 마애관음보살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410개(정확히 기억하지 못함)정도 올라가야 그곳에 도달할 수가 이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힘든 것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