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엠브제 2009. 1. 25. 09:56

 

물을 길어나르는 물동이. 주로 제주도에서 많이 쓰인다.

제주도에서는 육지와 달리 물허벅을 바구니로 된 물구덕에 넣어 밧줄로 등에 져서

식수를 나른다. 제주도는 본래 바람이 세고 돌이 많은 고장이라,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나를 경우 자칫하면 돌에 채거나 바람에 쓰러질 우려가 있으므로,

이와 같이 등에 져서 운반하는 것이다.


이 고장에서는 식수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짐짝 같은 것도 등에 져서 나르는 것이 풍속으로 되어 있다. 잔칫날이 되면, 제주도에서는 동네 부녀자들이 모두 합심하여 식수를 길어다 주는 것이 큰 행사처럼 되어 있다.


이와 같은 것은 제주도가 예로부터 식수가 귀한 고장이기 때문이다. 부녀자들이 잔칫집에 식수를 길어다 줄 때는, 자기집의 물허벅과 물구덕을 들고 나와 한 항아리에 두세 사람의 물동이를 맞대어 물을 부어넣는다고 한다.


또한, 물항아리에 물을 부을 때는, 물허벅을 지고 선 채로 손하나 대지 않고 어깨넘어로 꺼꾸러지게 해서 항아리에 물을 부어넣음으로써 시간과 공력을 줄이고 있다.

≪참고문헌≫ 南國의 民俗(秦聖麒, 敎學社, 1975)



어릴적 어머니와 할머니께서 물허벅을 지고 물을 길어오시는 모습을 보았던 기억이 나고,

물허벅을 올려놓는 돌 위에 앉아 놀기도 하고, 허벅을 두드리다가 허벅을 깨고는 허벅처럼 신나게 두들겨 맞았던 기억도 납니다.


수도가 보편화되기 한참전까지, 물을 허벅으로 길어오곤 했지만 그때의 물은 아주 맛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기계의 힘으로 몇번씩 걸러야 하지만 그때는 자연이 이미 걸러준 영양이 충분한 보양수였던 것 이었습니다.